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리뷰, 최근 tv프로그램 '영화가 좋다'에서 영화 '교생실습' 소개 장면을 보고 비슷한 결의 영화로 다시 궁금해진 작품입니다. VHS 비디오테이프, 수능 만점 괴담, 귀신 숨바꼭질을 무겁게 끌고 가기보다 B급 코미디 감성으로 비튼 K호러라서 무섭기보다 묘하게 귀엽고 발랄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리뷰
최근 '영화가 좋다'에서 '교생실습' 소개 장면을 봤습니다. 학교, 귀신, 수능이라는 소재가 나오는데도 분위기는 정통 공포보다 호러코미디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 장면을 보자마자 비슷한 결의 영화가 하나 생각났습니다. 바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었습니다.
이 영화도 처음부터 끝까지 무섭게 몰아붙이는 학교괴담은 아닙니다. 오히려 학교괴담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가져와서 엉뚱하고 발랄하게 비트는 쪽에 가깝습니다. 귀신은 나오는데 이상하게 귀엽고, 숨바꼭질은 위험한데 어딘가 우당탕거립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얼마나 무섭냐”보다 “학교괴담을 얼마나 재밌게 망가뜨리느냐”를 보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그걸 알고 보면 훨씬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학교괴담을 비트는 방식
학교괴담 하면 보통 낡은 복도, 꺼지는 형광등, 밤의 교실, 혼자 남은 학생 같은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도 그런 재료를 씁니다. 그런데 그걸 정색하고 무섭게만 쓰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중심에는 수능 만점을 받기 위해 귀신 숨바꼭질에 뛰어드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말만 들으면 꽤 무서워야 하는데, 막상 설정 자체가 너무 엉뚱해서 웃음이 먼저 납니다. 귀신과 게임을 하는 이유가 생존이 아니라 성적이라는 점도 이 영화의 결을 잘 보여줍니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공포 장면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캐릭터들의 반응과 리듬이 먼저 보입니다. 무서워야 할 순간에 웃기고, 웃다가도 학교라는 공간의 답답함이 살짝 남습니다.
B급 감성이 잘 맞는다
이 영화는 매끈하고 차가운 공포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B급 감성을 일부러 끌어안는 작품에 가깝습니다. 장면마다 조금 허술하고, 인물들도 완벽하게 똑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허술함이 이상하게 잘 어울립니다.
제목부터 아메바 소녀들입니다. 이름에서부터 대단한 영웅담을 기대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조금 부족하고, 엉뚱하고, 자기들끼리 부딪히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귀신 숨바꼭질이라는 소재도 지나치게 무겁지 않습니다. 무서운 사건을 해결한다기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휘말린 아이들이 자기들 방식으로 버텨내는 느낌입니다. 이 가벼움이 영화의 단점이 아니라 개성처럼 느껴집니다.
입시가 귀신보다 강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웃픈 지점은 입시입니다. 귀신 숨바꼭질을 해서 수능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설정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런데 한국 학교 배경에서는 또 완전히 허무맹랑하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귀신과 술래잡기를 해서라도 성적을 올리고 싶은 마음. 이게 웃기면서도 조금 씁쓸합니다. 어느 순간 “이 정도면 귀신보다 입시가 더 무서운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의 코미디는 그냥 장난만은 아닙니다. 성적, 진로, 실패에 대한 불안이 밑에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VHS 비디오테이프, 학교괴담, 귀신 숨바꼭질 같은 장치를 올려놓으니 가볍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는 않은 영화가 됩니다.
무섭기보다 귀여운 K호러
공포 강도만 기대하고 보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깜짝 놀라는 장면이나 으스스한 분위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끝까지 심장을 조이는 영화는 아닙니다. 정통 학교괴담을 기대했다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캐릭터들의 에너지가 좋습니다. 아이들이 무서운 상황에 놓이는데도 너무 비장하게만 가지 않습니다. 겁을 먹고, 당황하고, 이상한 방식으로 움직이는데 그 모습이 영화 전체를 덜 무섭지만 더 귀엽게 만듭니다.
저는 이 작품을 무서운 학교괴담보다, 학교괴담을 웃기게 비튼 K호러로 보는 게 더 맞다고 느꼈습니다. 귀신보다 아이들의 엉뚱한 반응이 더 오래 남는 영화입니다.
아메바 소녀들이 남긴 매력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은 완벽한 공포영화라기보다 자기 색깔이 분명한 영화입니다. 학교괴담, 입시, VHS 비디오테이프, 귀신 숨바꼭질이라는 익숙한 재료를 모아놓고 그걸 정색하지 않고 발랄하게 비틀어 갑니다.
그래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습니다. 진지하고 묵직한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뻔한 학교괴담에 질린 사람이라면 꽤 신선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매력이 바로 그 가벼움에 있다고 봅니다. 무섭게 겁주기보다 웃기게 흔들고, 학교괴담을 낡은 공포가 아니라 이상하게 귀여운 소동극처럼 바꿔놓습니다.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은 무서워서 기억나는 영화라기보다, “이런 학교괴담도 가능하구나” 싶어서 기억나는 작품입니다. 귀신보다 웃음이 먼저 오고, 공포보다 아이들의 우당탕거리는 에너지가 더 오래 남는 K호러였습니다.